장미 레지던스

Rose Residence

Seoul, Korea
56㎡ (17py) | 2025
Space Planning, Interior Design & Construction
Complete

모든 장미는 씨앗일 때도 이미 장미다.

한 사람의 생활과 일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획한 1인 창작자의 홈오피스

장미 레지던스는 집이자 작업실이고,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스튜디오이자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살롱으로 사용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일하고 쉬고, 사람을 만나는 다양한 활동이 17평 안에서 유연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한 사람의 세계관을 담은 공간은 그 사람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활동과 관계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계속 확장되는 사람에게 집만큼은 가장 편안하게 돌아올 수 있는 곳이기를. 장미 레지던스를 설계하며 다시 생각하게 된 집의 역할입니다.

02. Living + Working

단순한 아파트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아닌, 한 사람의 정체성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작업.

오래된 친구, 킴킴. 미술이론을 공부하고 큐레이터로 일하다가 지금은 전혀 다른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만으로는 킴킴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클라이밍을 하고, 50km를 가볍게 달리고,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매일 아침 영어 산문 뉴스레터를 1,000일 가까이 보낸 사람. 감도 높고, 눈은 밝고, 여러 언어로 말하고 읽는 사람.

이렇게 멋진 친구, “킴킴을 어떻게 소개하지?” 이 질문이 장미 레지던스의 시작이었습니다.

17평, 그러나 세계관은 170평​

수천 권의 책, 다양한 아웃도어 장비, 미술 작품, 에어비앤비, 팟캐스트 녹음, 다양한 주제의 모임, 차를 내리고 나누는 시간. 평범한 구조의 작은 아파트에 비범한 콘텐츠를 담아야 했습니다. 단순히 집을 예쁘게 만들고, 짐을 잘 보관하는 일이 아니라 17평의 물리적 한계를 170평의 밀도로 확장해야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03 Spatial Concept — 도심 속 산장

아파트 단지에 숨어있는 나만의 산장. 일상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을 떠올렸습니다. 나무와 차분한 색, 낮은 조도의 빛을 중심으로 화려함보다는 오래 머물수록 편안해지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04 Flexible Layout — Live / Work / Record / Gather

이 집은 생활만을 위한 집도, 일만을 위한 사무실도 아닙니다. 머물고, 일하고, 기록하고, 때로는 사람을 초대하는 여러 장면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기능별로 공간을 단단히 나누기보다 가구와 사용 방식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 있는 유연한 레이아웃을 계획했습니다.

05 Objects for Living & Working — 벽 하나 전체가 책장인 집

거실 한쪽 벽 전체를 책장으로 계획해 책과 물건이 이 집의 가장 큰 풍경이 되도록 했습니다. 수납을 감추기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과 기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장치로 보고, 생활과 일을 함께 담을 수 있는 가구를 공간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06 Material & Color

재료와 색은 공간을 특별하게 보이게 하기보다 서로 다른 생활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배경이 되도록 선택했습니다. 따뜻한 나무의 질감과 차분한 중성색을 기본으로 두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는 재료와 색을 중심으로 전체 공간의 톤을 정리했습니다.

07 Completed Space + Project Note

장미 레지던스는 집과 일터의 경계를 나누기보다, 한 사람의 생활 안에 있는 여러 역할을 하나의 공간에 담은 프로젝트입니다. 완성된 공간에는 처음 계획한 기능뿐 아니라 앞으로 이곳에서 쌓일 책과 물건, 일과 휴식의 시간이 계속 더해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공간을 설계하는 일은 한 사람의 생활을 정해진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취향과 습관, 일의 방식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공간으로 번역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미 레지던스 역시 ‘어떤 집을 만들 것인가’보다 ‘이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완공된 공간은 앞으로 킴킴의 생활을 담기 위한 바탕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이 늘어나고, 가구의 위치가 달라지고, 새로운 일이 시작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동안 공간도 함께 변해갈 것입니다. 일공오일공은 이렇게 사용되면서 계속 완성되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합니다.